끄적끄적

현역의 해군사관학교 1차 시험 후기

등달 2024. 7. 27. 19:56

오늘은 7월 27일.... 전국에서 사관학교 1차 시험을 보는 날이다.
일단 시험보고 온 학생들, 더운 날씨에 모두 고생이 참 많았다.
나도 나중에 돌아보고 싶을 수 있으니... 기록을 생생하게 남겨 보려고 한다. 사실 공부하기 싫어서 글 쓰는 것 같긴 하다.
 

<시험 전 과정>
 
1. 정서 변화

일단 나는 접수할 때만 해도 가고 싶었던 진성 지원자였지만... 그 사이에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.
사실 마음은 아직도 가고 싶지만, 이성이 붙잡고 있는 느낌? 이성이 너가 거길 왜 가니! 하는 느낌이다.
결론은 1차에 합격을 해도, 2차는 가지 않기로 결국 결심했다.
나중에도 해군 장교가 간절하게 하고 싶다면 대학을 졸업하고 OCS로 임관하기로 했다.
 
 
일단 내가 마음이 많이 바뀐 이유는 너무 많지만,
제일 큰 이유는 고3이 하기엔 너무 중대한 선택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.
물론 사관학교도 대학이다. 하지만 장교를 양성한다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대학이다.
졸업을 하면 적어도 5년, 필수적으로 10년을 복무해야한다.
내 앞으로의 10년이 넘는 시간을 고작 만 18세의 나이에 결정을 하기엔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.
난 사관생도가 되면 다른 대학생보단 빡센 생활을 하는 건 상관이 없다곤 생각한다.
단순히 더 논다고 더 가치 있는 20대는 아닌 것 같아서...
막말로 현부심 부리는거 아니면 전역이 안되니까...
난 개인적으로, 조금이라도 고민이 된다면 가지 않는게 맞다고 생각한다.
 

2. 시험 준비

사실 사관학교 시험이 수능에서 배우는 것과 크게 괴리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고...
거의 접수하자마자 내 맘은 떠났기 때문에... 많이 하지 않았다.
수학 기출은 심심할 때마다 풀었고....
물론 국영수 시험 시간이 다르고 뭐 이런 기본적인 건 알고 있었다.
그래서 시험 이틀 전에 작년 기출을 첨 풀었다ㅋㅋㅋ  미쳤지...
근데 치고 "아 이거 그냥 가면 ㅈ된다..." 라는 생각이 들어서 국어는 2023을 하나 더 풀고 들어갔다...

 
수학은 수능 실전 연습을 꾸준히 했다면 문제되진 않을 것 같다.
그리고 팔굽혀펴기만 꾸준히 했다....
 
 
 
 
 
 

시험 당일

1. 가는 과정
일단 날씨가 덥고 습해서 좀 그랬다. 내가 시험 본 청담중은 지하철역이랑 나름 가깝다고 생각했는데.... 사실 가깝긴 한데, 날씨가 솔직히 에바여서 그랬던 것 같다. 거기에 내 시험실은 5층... 이런걸 대비해서 우리학교가 고3한테 5층을 준건지 생각했다. 그리고 여기도 운동장 잔디더라, 물론 우리 학교 운동장이 더 좋음ㅋ
가면 교문에서부터 사관생도가 맞이해주신다.
 
2. 교실
난 해사 제복에 대해 좀 알고 있었는데, 실제로 보니 더 하얗더라... 엽떡 절대 먹으면 안될 것 같은 옷...?
우리 교실에는 4학년, 1학년 생도 분이 계셨다. 확실히 1학년 생도분은 뭔가 귀여우셨다. 아직 고등학생이 제복 입은 느낌
아무튼 잡다한 걸 정리해보자면
 
-교실 책상이 완전히 깨끗하진 않다. 내 책상엔 스티커랑 시간표 뭐 이것저것 있었음
-한 교실에 20명 밖에 없었다. (근데 한명은 안옴) 근데 공사 시험 본 내 친구는 교실이 꽉 찼고 응시하는 교실 수가 애초에 나보다 3배가 넘는다. 자기가 30번대 교실이었다는데, 난 5층 맨 끝 교실인데 10번 교실이었다ㅋㅋㅋ....
-가방은 앞에다가 올려놓는다.
-쉬는시간에 먹는건 뭐라 안한다. 샌드위치, 꿀호떡... 다양하게 먹더라
-수험표랑 민증을 시험보는 내내 책상에 올려놔야 했다.
-퇴실은 개빨랐다. 근데 공군 본 내 친구는 거의 1시간 후에 나왔다고 한다...
-딱히 빌런은 없었다. 근데 옆자리 친구 발톱이 정말 화려했던건 기억에 남네
 

수능 연습으로 사관학교 시험 보기...?
 
난 개인적으로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.
일단 그 하루는 아마 공부를 못할 가능성이 크다... (나처럼...ㅎ)
그리고 괜히 합격컷 얼만가요 이런거나 올리는 뻘짓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.
무엇보다 수능과는 거리가 크다.
국어 영어를 문제만 놓고 보면 비슷하지만, 일단 시간의 차이가 크다.
즉, 수능을 잘한다고 잘 보는건 아니다...
난 개인적으로 연습하면서 국어는 뭔가 수특 푸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.
약간 지문은 어려운데, 선지는 쉽게 골라지는?
그리고 갈 생각이 1도 없는 학생이라면 아마 긴장감이 안 들것이다...(난 쫄렸다... 장교할 마음이 있어야 쫄리는 듯?)
실제로 수능용으로 본 내 친구는 걍 졸렸다고 그랬다.
실전연습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응시료로 실모를 사서 푸는걸... 추천한다.
 

슬픈 페페로 마무리